• 후기

나는 어릴 때부터 모든 것이 되고 싶었다. 스파이더맨도 되고 싶었고, 아이언맨이 되고 싶었고, 캡틴아메리카도 되고 싶었다. 하지만 내 시간과 에너지, 그리고 열정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이 될 수는 없다. 아침에 일어나 건물 사이를 날아 다니는 연습을 하다가, 낮에는 분자 열역학을 공부해서 신무기를 만들고, 밤에는 벤치프레스를 밀어 넓은 가슴을 만드는 삶을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우리 사회는 이렇게 해서는 셋 다 될 수는 없다고 한다. 셋 중 하나를 딱 정하여(한국에서는 20살에 이게 결정된다.) '일만시간'을 채워야만 한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의 열정은 굉장히 유동적이기에 항상 좌절해왔다. 하지만 이 책은 내게 모든 것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었다. 완벽하게 스파이더맨이 되었다가 아이언맨이 되었다가 캡틴아메리카는 될수 없겠지만, 셋의 능력을 적당히 조합한 접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캡틴아메리카의 몸에 아이언맨 수트를 입고 날면서 스파이더 센스가 있는 캐릭터 정도 될까. 내 미래를 영화가 정해놓은 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한다는 점이 좋았다. 맥도날드 같은 완제품보다는 서브웨이 같은 DIY 느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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