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표지에 금색 글씨, 중화인민공화국 느낌이 좀 난다.

  • 후기

책이라기 보다는 잡지에 가깝다.

신간을 출간한 작가가 책홍보 겸 인터뷰 하는 느낌이기도 하고, 영화 개봉을 앞두고 배우들이 라스에 나와 영화 홍보하는 느낌도 있다.

다만 출연하는 5명의 인물이 그냥 작가도, 배우도 아닌, 셀링파워가 엄청난 유명한 세계 석학이라는 점이 다르다.

 

<초예측, 부의 미래>는 일본 NHK 다큐멘터리 제작팀이 '빅데이터 기술과 인공지능 등의 첨단 과학 기술이 부와 자본주의어떻게 바꿀 것인가'라는 주제로 유명 석학 5인을 인터뷰한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만든 것이다.

매우 흥미롭고, 코로나로 기술 변화가 촉진된 이 시점에 꼭 생각해봐야할 소재를 다루고 있다.

 

책 뒷면에서는 "이런 대전환의 시대에 세계 석학 5인이 현대 자본주의 문명의 향방을 전망한 <초예측, 부의 미래>는 국지적 변동과 유혹에 흔들리지 않고 변화의 큰 흐름을 꿰뚫어볼 안목을 제공한다." 라고 하는데, 과장광고다.

 

흐름을 꿰뚫어볼 안목을 제공하기에는 너무 얇다.

전체 198페이지에, 총괄 프로듀서인 마루야마 슌이치가 자신의 고찰을 정리해둔 프롤로그, 에필로그 빼면 160페이지 정도 된다. 5인 나누면 할당된게 30페이지 내외이다.

세계적 석학 5인의 사상과 주장을 30페이지로 이해하고 변화의 큰 흐름을 꿰뚫어 보기에는 쉽지 않다. (글자도 꽤 크다.)

 

이 책은 그들의 생각에 대한 트레일러 영상 모음 정도로 보면 된다.

 

그럼에도 충분히 읽을 가치는 있는 책이다.

평소에 하던 생각과는 확연히 다른 의견을 들을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책을 살 필요는 없고 서점에 서서 한두시간 빠르게 읽으면 좋을 것 같다.

 

꽤 두꺼워 보이지만 종이가 두꺼운지 200페이지 정도 밖에 안된다.

 

  • 5인의 핵심 주제

5인의 출연진의 핵심 주제는 아래와 같다.

 

1. 유발 하라리

자본주의라는 종교는 권한의 분산으로 공산주의를 이겼다. 데이트 흐름과 활용 측면에서 중앙집권체제보다 개인에게 권한을 주는 것이 더 효율적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GAFA가 주도하는 빅데이터 및 AI 기술 하에서는 데이터가 산재되어 있는 것보다 한 곳에 데이터가 많이 쌓이는 게 더 효율적이다. 또한 데이터는 가장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다. 이런 배경에서 자본주의의 형태는 크게 변할 것이다. 더 자세한 것은 <호모데우스>를 읽어볼 것!

 

2. 스콧 갤러웨이

우리가 동경하는 GAFA는 시장을 독점하고 일자리를 없애고, 저임금, 고강도 업무를 시키며 세금 회피 등의 부정을 저지르는 거대 제국이다. 독점을 하게되니 혁신도 없다. GAFA 자체는 악이 아니다. 하지만 이대로 간다면 결국 피해보는 건 우리같은 소비자다. 이런 거대 기업을 분할하여 공정하게 경쟁을 시켜야 한다. 더 자세한 것은 <플랫폼 제국의 미래를 읽어볼 것!

 

3. 찰스 호스킨슨

가상화폐는 화폐의 미래이다. 모든 불평등을 없애고, GAFA와 같은 거대 기업의 독점을 막을 것이다. 또한 가상화폐를 이용하면 완벽히 투명한 시장을 만들 수 있다. 가상화폐는 자본주의를 크게 바꿀 것이다! 더 자세한 것은 가상화폐 전문 서적 참고할 것!

 

4. 장 티롤

자본주의와 시장 경제는 다른 개념이다. 시장 경제는 기업 간의 '경쟁'을 최우선으로 하는 일종의 질서 이고, 자본주의는 '통치와 관련이 있다. 시장은 적절한 규제를 통해 더 잘 기능할 수 있다. 또한 GAFA와 같은 글로벌 IT 기업들의 독점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선 공정하고 자유로운 경쟁을 보호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제2의 구글, 제2의 아마존이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암호화폐는 무익을 넘어 유해하다!

 

5. 마르쿠스 가브리엘

소셜 미디어는 가장 더러운 카지노다. 참가자들이 돈을 벌려고 애쓰지만 가장 돈을 많이 버는 건 결국 카지노 주인이다. 소셜 미디어는 사실을 왜곡하거나 노출의 정도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저널리즘과 민주주의에 커다란 위기를 초래했다. 지식보다 의견이 중시되는 탈진실의 시대에서도 진실과 앎의 가치를 추구해야 한다. 현대에 유행하는 사조인 자연주의와 포스트구조주의가 탈진실을 촉진한다. (이 부분은 설명이 부족하다.) 이런 세상을 철학이 개혁해야한다. 마르크스가 서재에서 세상을 바꾸었듯이,,, 마르쿠스 가브리엘의 '신실재론(New Realism)'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왜 세계는 존재하지 않는가>를 읽어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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